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룸 장사 마진율 50% 이상이라는데, 원가표 뒤집어보면 반토막이다

소주 한 병 도매가 4,800원, 룸 판매가 1만 2,000원. 마진율 60%. 이 숫자 하나 보고 룸 장사에 뛰어든 사람이 있다면, 원가표를 한 장 만들어보라.

2023년 2월, 나는 서초 쪽 25평 룸을 열었다. 월 평균 매출 3,000만 원. 동네 유흥 상권 정보 커뮤니티에서 확인했던 예상치와 거의 일치했다. 그런데 6개월 만에 문을 닫았다. 원인은 명쾌하다. 소주 마진율 하나만 보고 전체 장사의 수익성을 판단했던 거다.

보이지 않는 원가가 전부를 삼킨다

유흥 업계 글을 읽어보면 매출 기준으로만 이야기하는 경우가 태반이다. 월 3천, 5천, 1억. 화려한 숫자 뒤에 '실질 마진율'이 존재하는데 말이다. 이건 공과금, 인건비, 재고 비용, 세무 수수료, 그리고 가장 치명적인 유실비를 전부 뺀 뒤 남는 비율이다. 업계에서 흔히 말하는 50~60% 마진은 유실비를 계산 안 했을 때의 숫자다.

가격대마다 원가는 완전히 다른 생물

저가 룸(시간당 3~5만 원)

회전율 장사 구조다. 소주 3병, 안주 1세트에 2시간이면 매출 8~10만 원. 여기서 인건비 2명분 5~6만 원, 룸 소모품 1만 원, 월세 분할 2~3만 원을 빼면 남는 건 1~2만 원이다. 하루 10팀 받으면 월 300~600만 원인데, 여기서 세금과 세무사 비용까지 빠지면 손에 쥐는 게 기대 이하.

중가 룸(8~15만 원)

가장 함정이 깊은 구간이다. 서초 쪽 노래방이나 룸들이 밀집한 이 가격대에서 위스키 한 병(도매 8만 원)을 35만 원에 팔면 마진율 77%처럼 보인다. 하지만 도우미 수수료 20%, VIP용 비품비 월 50~80만 원, 리베이트 형태로 빠지는 비용이 붙는다. 실질 마진율은 35~42% 선. 경쟁 심화되면 '서비스 위스키', '룸 무료' 같은 추가 비용이 원가에 직결된다. 서초 노래방 밀집 지역이 именно 이 중가대에서 리베이트 전쟁이 가장 치열한 곳이다.

고가 룸(20만 원 이상)

숫자상 가장 매력적이나 재고 리스크가 크다. 고가 위스키 20병 쌓으면 초기 비용만 1,000만 원이다. 회전 안 되면 현금 흐름이 바로 마른다. VIP 룸 리뉴얼 비용 연 2,000~3,000만 원, 조명·음향 유지비도 만만찮다.

원가표에 없는 숫자

손님이 깬 술병, 예약 노-show, 서비스로 나간 음료. 내가 실제로 기록한 유실비 비율은 전체 매출의 8~11%였다. 월 3천이면 240~330만 원이 그냥 증발한다. 이 숫자를 원가표에 반영하는 업주는 거의 없다.

장사 접기 전에 세 가지부터 확인하라.

하나. 시간당 실질 인건비가 얼마인가. 둘. 위스키 재고 회전 주기가 며칠인가. 셋. 유실비 포함 실질 마진율이 30%가 되는가.

세 번째 기준에서 30% 아래면, 월 매출 5,000을 찍어도 현금 흐름은 반년 안에 끊긴다. 내 경우가 정확히 그랬다.

서초 노래방