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0년 1월, 교대역 3번 출구 도보 4분 거리 B룸. 보증금 5천, 월세 380, 권리금 2억에 양도된 실거래 기록이 내 손에 들어왔다. 62개월 운영한 사장이 마지막 달 정산표를 보여주면서 한 말. "인건비만 4천8백이야."
룸값 15만 원짜리 영수증 뜯어보기
보통 사람들이 룸 서비스업 마진율을 말할 때 가장 먼저 하는 얘기가 있다. "술 장사라 마진 70%는 되겠지?" 거의 무설정 수준의 편견이다. 소비자가 내는 룸값 15만 원 구성부터 따져보면 이야기가 완전히 달라진다.
실제 기준으로 룸값 15만 원일 때, 주류 원가(소주·맥주·양주 포함)가 4만 5천에서 5만 5천 사이. 소모품(과일, 아이스, 안주 재료) 1만 2천에서 1만 8천. 인건비(매니저, 서빙, 청소) 1인당 시간당 1만 2천 기준으로 한 타임당 3만 5천에서 4만 2천. 룸값에서 빠지는 비용 합계만으로도 10만 원을 훌쩍 넘긴다.
월세와 관리비까지 합치면 상황은 더 빡빡해진다. 교대 상권 기준 20평대 룸 5개짜리 매장, 월세 250에서 350만 원. 전기료(에어컨·조명·음향 기기 전부), 가스비, 정수기 렌탈, 소방점검, 방역비까지 합치면 월 고정비 400만 원 이상이다. 2억 권리금이 들어간 자리면 월세가 그 이하일리 만무하다.
유흥 상권에서 흔히 빠뜨리는 두 항목
그런데 진짜 문제는 이 수치가 아니다. 유흥 상권 정보 정리에서 흔히 빠뜨리는 비용 항목이 정확히 두 가지다.
하나는 인테리어 감가상각. 룸 서비스업 리뉴얼 주기는 보통 24~36개월이다. 1억 원 들여 리뉴얼하면 월 감가 280에서 420만 원으로 잡혀야 한다. 또 하나는 라이선스·허가 관련 비용이다. 단속 리스크 대비 보험료, 법률 자문료, 필요하면 변호사 선임료까지 포함하면 월 평균 30에서 50만 원은 추가된다. 이것들을 반영한 실제 영업이익률은 10~15% 수준이 고작이다.
2억을 받고 나간 이유
그 교대 룸 사장이 2억을 받고 나간 이유가 바로 이 구조 때문이다. 월 평균 순이익이 300만 원을 겨우 넘나들었는데, 2년치를 선수금으로 받는 게 차라리 현실적이었던 거다. 본인이 직접 말하길, "3년 더 버티면 1억은 남긴다고 했는데, 그 3년이 가장 힘들었다."
임대차 계약을 수백 건 중개하면서 깨달은 게 있다. 권리금이 높다는 건 그 자리가 돈이 된다는 증거가 아니라, 전 주인이 더 이상 못 버텨서 빠져나간다는 신호인 경우가 많다. 물론 예외가 없는 건 아니다. 메뉴 단가 30만 원 이상인 고급 포지셔닝은 원가율이 오히려 낮아지기도 한다. 다만 그건 운영 역량이 받쳐줄 때 이야기고, 처음 접근하는 입장에서 변곡점을 정확히 맞추기란 생각보다 어렵다.
자세히 보기 쪽에서도 비슷한 사례를 본 적 있다. 리뉴얼 3회차에 권선 3억을 물고 들어간 케이스. 그 가게도 결국 14개월 만에 손을 놨다.
원가율 60% 이상이면 위험하다. 그 이하로 끌어내릴 수 있는 현실적 루트가 먼저 확보되었는지 점검부터 하라.
글을 읽고 나서 반드시 확인할 것 세 가지. 월 임대료가 월 매출의 12%를 넘는가. 인건비를 뺀 나머지 가변비가 룸값의 40% 이내인가. 리뉴얼 비용을 감가상각했을 때 영업이익이 남는가. 세 가지 중 하나라도 빨간불이면, 권리금이 아무리 매력적으로 보여도 한 발 물러서는 게 맞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