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남들이 가는 길과는 다른 밤의 정취

서울의 밤 문화라는 게 대개 그렇다. 남들은 강남역 사거리 인근의 번쩍이는 간판들을 보며 화려한 유흥의 정점이라 떠들지만, 사실 그건 잘 짜인 자본의 함정일 뿐이다. 누구나 뻔하게 추천하는 대형 업소의 메인 홀, 거기서 흘러나오는 획일화된 선곡과 공장처럼 찍어내는 서비스는 이제 지겨울 때도 됐다. 진짜 돈을 제대로 쓰고 싶다면 군중이 몰리는 곳이 아니라, 오히려 그 주변의 구석진 골목으로 눈을 돌려야 한다. 사람들이 몰리는 이유는 단순히 편해서이지 결코 그곳이 최고라서가 아니다.

상권을 평가할 때는 인파의 밀도가 아니라 그곳이 제공하는 경험의 밀도를 봐야 한다. 사람들이 줄을 서서 들어가는 그 대형 매장들은 결국 회전율을 위해 손님의 취향을 거세한다. 반면, 골목 안쪽의 이름 없는 곳들은 자기들만의 고집이 있다. 내가 굳이 이곳들을 찾아다니는 이유는 단순하다. 모두가 좋다고 하는 곳의 평균치에 나를 맞추는 건 시간 낭비이기 때문이다. 획일적인 서비스보다는 조금 불친절해도 나름의 색깔을 가진 공간이 가진 생명력을 더 높게 쳐주는 편이다.

객관적인 지표라는 건 결국 다수의 의견을 모아놓은 평균에 불과하다. 그런 평균은 유흥의 재미를 반감시킨다. 예를 들어, 새벽 시간대 가장 붐비는 곳을 피해서 두 블록만 뒤로 들어가 봐라. 사람들은 여전히 같은 예산을 쓰지만, 경험의 질은 완전히 달라진다. 누군가는 조용해서 싫다고 하겠지만, 그 조용함이야말로 유흥의 본질을 즐길 수 있는 최소한의 조건이다. 시끄러운 음악에 묻혀 서로의 대화마저 생략해야 하는 유흥이 도대체 무슨 의미가 있겠나.

이제는 다들 비슷한 간판, 비슷한 분위기에 질릴 때도 됐다. 남들이 가는 길을 똑같이 밟으면서 특별한 하룻밤을 기대하는 건 어불성설이다. 나는 이런 방식으로 상권을 골라낸다. 일단 사람이 너무 많으면 무조건 제외한다. 그리고 가장 구석진 곳에 위치해 대중적이지 않은 서비스를 제공하는 곳을 우선순위에 둔다. 결국 유흥의 가치는 누가 더 비싼 술을 파느냐가 아니라, 그 공간에서 얼마나 효율적으로 본인의 시간을 소비하느냐에 달려 있다. 남들 다 아는 곳에서 시간을 버리지 마라. 그게 내 방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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