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권리금 2억 챙기고 나간 룸살롱 원가장부, 솔직히 다 공개함

2023년 12월, 방이동 먹자골목 끝자락. 전 주인이 권리금 2억을 챙기고 떠난 24평 룸 8칸짜리 업소의 임대차 계약서를 넘겨받던 날이었다. 첨부된 장부 17페이지를 들여다보면서 느낀 건, 룸 단위 서비스업의 원가 구조라는 게 보통 사람들이 상상하는 것과 완전히 다르다는 거였다.

룸 1칸당 숨겨진 고정비

사람들이 흔히 "룸 하나 대여료 몇만 원 받잖아"라고 생각하는데, 그건 표면의 숫자일 뿐이다. 그 업소 기준으로 일반룸(6시간 대여, 손님 기준 15~20만 원 결제) 한 칸의 월간 고정비를 계산해보면 이렇다.

임대료 분摊: 8칸 기준 월 1,200만 원이면 룸당 150만 원. 에어컨 필터·소파·조명 비품 유지비가 룸당 월 20~35만 원 선으로 붙는다. 유흥 상권 정보를 조금이라도 아는 사람은 알겠지만, 소파 리스 비용이 의외로 큰 비중을 차지한다. 인조가죽 기준 교체 주기 14개월, 룸당 35~50만 원.

룸 1칸의 월 고정비만 최소 190~220만 원. 손님 없이 가만히 있어도 나가는 돈이다.

가격대별 마진 - 착각과 현실

여기서 질문이다. 고급룸(25~35만 원)은 일반룸(15~20만 원)보다 마진율이 높을까?

아니다. 오히려 역전된다. 그 업소 2022년 1월~11월 실거래 장부 기준, 고급룸의 인건비 배율이 더 높았다. 고급 손님일수록 담당 매니저 배치, 음료·과일 업그레이드, 추가 서비스 요청이 늘어나면서 "추가 고정비"가 붙는 구조다.

실제 마진율을 보면 일반룸은 매출 대비 38~42%, 고급룸은 30~35%, VIP룸(40만 원 이상)은 28~32%다. 사람들이 "비싼 룸이 더 남긴다"고 생각하는데, 운영 복잡도가 올라가면서 마진이 빠진다. 룸 단위 서비스업의 고질적인 구조적 모순이 거기에 있다.

2억 권리금의 진짜 정체

그럼 권리금 2억은 뭘 사는 걸까. 기계·비품은 감가상각 기준 1,200만 원어치가 채 안 됐다. 나머지 1억 8,800만 원은 "손님 유입 채널"과 "자리 선점"의 가격이다.

임대차 전문가 관점에서 해석하면, 2억은 대략 10~14개월 치 순이익을 선지불하는 셈이다. 월 150~200만 원 순이익을 내려면 최소 100개월, 즉 8년 이상 영업해야 본전. 유흥 상권의 변동성을 감안하면 8년은 거의 판타지에 가깝다. 자세한 내용 보기

이 장부가 말하는 가장 피해야 할 것

2023년 8월, 그 업소는 폐업 신고를 했다. 매출이 문제였을까? 아니다. 월 평균 3,800만 원이면 나쁘지 않은 숫자다. 문제는 "상위 2개 룸이 전체 매출의 61%를 담당"하던 집중 리스크였다. VIP 2칸이 비어버린 달, 순이익은 -470만 원.

진짜 피해야 할 선택은 "비싼 룸부터 채우려는 전략"이다. 고마진으로 착각하기 쉬운 고급룸이 사실은 구조적으로 가장 위험하다. 차라리 일반룸 회전율을 2.5회 이상 유지하는 게 순이익 면에서 두 배 이상 유리하다는 걸, 이 장부는 숫자로 보여주고 있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