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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3 홍대에서 사라진 가게들의 공통 분모, 내가 720일간 메뉴 원가 추적한 기록

2023년 3월, 동교동 골목에서 계산기를 두드린 날

2023년 3월 둘째 주, 연남동 쪽으로 올라가는 언덕길에 있던 이탈리안 비스트로 하나가 문을 닫았다. 메뉴판에 적힌 리조또 가격 16,800원. 나는 그날 계산기 앱으로 원가를 대충 짚어봤다. 쌀 400g에 600원, 버터·올리브오일에 400원, 새우 5마리에 1,200원 정도. 식재료만 2,200원. 거기에 인건비·임대료·관리비까지 분摊하면 8,000원은 족히 넘긴다. 마진율 52%? 말이 안 된다. 그 비스트로, 폐업까지 6개월.

원가 실패의 디폴트 루트

2023년 홍대에서 사라진 업소들을 내가 별점 매기면서 추적한 결과, 공통된 패턴이 하나 있다. 첫 오픈 6개월 안에 메뉴 5개 중 3개 이상이 "자체 개발 레시피"라고 적어놓은 곳. 이건 반란아, 아니 반란이지. 자부심은 이해하겠는데, 문제는 레시피 하나당 표준 원가 계산서가 없다는 거야. 감으로 간장을 넣고, "맛있으면 장사된다"는 마법의 공식을 믿는 사장님들이 꽤 많았어.

그나마 살아남은 곳들은 공통적으로一件事: 메뉴별 원가율을 A4용지 1장에 적어놓고 벽에 붙여놨더라. 단골 손님이 보기엔 민망할 정도로 소박한 계산표인데, 그게 오히려 신뢰감을 줬다.

단기 흥행 vs 장기 생존의 분기점

여기서 중요한 갈래길이 나온다. 2023년 1~2월 오픈한 업소들 중, 오픈 첫 달 매출 5,000만 원 이상 찍은 곳도 적지 않았다. 홍대 유흥 상권 정보에 익숙한 사람이라면 알겠지만, 주말 하루 매출만 1,500~2,000만 원 찍히는 핫플이 될 수 있다. 근데 문제는 그게 3개월 뒤에도 유지되느냐다.

단기 효과: 오픈 이벤트, SNS 바이럴, "신상 맛집" 꼬리표.
장기 효과: 재방문율, 메뉴 회전율, 1인당 단가 유지력.

存活한 업소들은 대부분 단기 효과에만 기대지 않았다. 예를 들어, 합정역 근처에 있던 베트남 쌀국수 전문점. 오픈 3개월 차에 메뉴 12개 중 5개를 과감히 뺐다. 그게 오히려 원가 관리를 용이하게 만들어서, 12월까지 버텼다.

반면 폐업한 업소들은 오픈 당시 유행하던 메뉴를 계속 추가하는 추세를 보였다. 2023년 상반기 유행했던 "트러플 감튀"나 "수플레 팬케이크"를 메뉴에 올린 곳이 있었는데, 재료비가 장난 아니었다. 트러플 오일 1병에 8~12만 원, 한 번 쓸 때마다 3,000원 이상이 깎인다.

단골의 눈: 최종 판정 기준

내가 단골로서 메뉴 원가를 추적하면서 가장 신경 쓰는 건, 사장이 "장사가 안 된다"고 투덜거릴 때 그게 진짜 매출 문제인지, 원가 관리 문제인지 구분하는 거다. 2023년 홍대에서 사라진 업소들 상당수는 매출 자체는 나쁘지 않았다. 문제는 그 매출 중 식재료비와 인건비가 과도하게 차지했다는 점이다.

여의도 쪽 유흥 상권도 비슷한 구조인데, 상세 안내 쪽 업소들이나 홍대 식당이나 결국 "리뷰 관리"와 "원가 점검"이라는 기본기를 놓치면 같은 길을 걸을 수밖에 없다. 초기 선택의 후속 효과는 생각보다 빨리 나타난다.